라이카스토어 해운대 스토리 입니다.
| 타이틀 | [leica mp]대성이용원 |
|---|---|
| 생년월일 | 1450232511,1449629643 |
대성이용원
센텀 이전의 수영비행장 시절부터 쭈욱 이어져온 꽤나 오래된 이용원.
그땐 군인들 머리를 그렇게도 많이 만지셨다는데, 지금은 동네 단골 아저씨 몇 분만 들락거릴 뿐이다.
처음에 이 이용원을 알게 된 것은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부터이다.
천방지축 개구쟁이 1학년 아들을 아침저녁으로 학교에 데려다 주고 데려오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집에서 학교까지 가는 길을 눈에 담게 된다.
물론 이건 전적으로 아내의 몫이다.
나는 아주 가끔 일이 빨리 끝난 날 아이를 데리러 가는데 동참하곤 했다.
우리 집에서 나와 건널목을 건너면 바로 접하게 되는 곳이 신흥반점과 나란히 붙어 있는 이 대성이용원이다.
이 신흥반점도 해운대 우동에 오래 사셨던 분들 말로는 꽤나 맛으로 유명하다 했는데 우리는 아직 시켜먹어 보진 못했다.
신흥반점은 항상 문이 굳게 닫혀있어 배달전문 중국집임을 티 내는 듯했으나,
그 옆 대성이용원은 항상 문이 열려있고 발이 바람이 나부끼고 있었다.
그 틈으로 얼핏 보이는 것이 서서 머리를 감는 타일욕조와 바가지가 담겨져 있는 빨간 다라이.
이 얼마나 오랜만에 보던 풍경인가.
중학교 시절 학교 앞 단골 이발소가 꼭 이런 모양이었다.
지금은 다들 전기바리깡을 사용하지만 우리 때는 손바리깡으로 머리를 밀었다.
가끔씩 바리깡에 머리카락이 걸리면 어찌나 아프던지 “아야”하고 소리를 내면
이발소 아저씨는 엄살피지 마라며 꿀밤을 먹이시곤 하셨는데……
그때의 그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런 이발소가 아직 있다니 놀랍지 않을 수가 없었다.
부산의 대표적인 도심공간인 센텀에 이런 오래된 이용실이 있다는 것에 더욱 놀랐다.
그런데 내 눈에만 반갑고 신기한 곳은 아니 였나 보다.
우리 아이가 어느 날 이곳이 궁금하다며 한번 들어 가보고 싶다는 말을 한다.
나는 옳다구나 이때 구나를 속으로 외치며
“그러면 너 저기서 머리 손질해야 하는데 엄마랑 미용실 안가고 저기서 머리 깎을래?” 라고 물어 봤다.
‘응” 너무나 간단하고 명확하게 대답을 한다.
그 주 일요일 오후 드디어 대성이용원에 우리 세 식구 총 출동을 한다.
이발소 아저씨랑 사모님이랑 손님 한 분이 오잉? 요 사람들 뭐지? 하는 눈빛으로 우리를 본다.
꼬맹이를 앞세우며 “요 녀석 요기 앞에 초등학교에 이번에 입학했는데 요기서 머리 깎고 싶다고 해서 왔습니다.”
하며 인사드리니 ”그래 미용실에서는 파마만 할줄알지 그냥 사내 머리는 잘 못짤러”라며 반겨주신다.
능숙한 손짓으로 어린이용 보조의자를 이발소 의자에 걸치시며,
“여기 와 앉아 보거래이, 아빠가 올려줘야겠네”
머리를 자르시다가 나를 힐끔 한번 보신다.
“아..저..결국 남는 건 사진 뿐이더라고예, 옆에서 쫌 찍어도 되지예?”
“그라면 뭐 그라던가”
옆에 계시던 사모님께서 거들어 주신다.
“맞다 낸중에 보면 사진빡에 없다. 마이 찍어가소”
그렇게 몇장의 기록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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